10년 전, 마리 카트란주 컬렉션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디지털 프린트의 개척자인 그녀는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쇼가 시작되자 오랜 시간에 걸쳐 진보한 룩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녀는 이번 컬렉션을 ‘수집가들의 수집품’이라고 소개했다. 컬렉션엔 디자이너의 의도가 명쾌하게 드러났는데, 우표, 퍼즐, 곤충, 예술 작품과 보석으로 꾸민 드레스가 줄지어 등장했다. 촘촘하게 이어 붙인 작은 우표 모양과 퍼즐 조각, 디지털 프린트로 탄생한 예술 작품들, 시퀸으로 일일이 수놓은 나비와 조개 모티프, 디지털 프린트 못지않게 비즈를 이어 만든 보틀 모양까지 두 눈을 의심할 만큼 정교하고 화려하게 장식한 드레스가 쏟아져 나왔다. 피날레 행렬이 끝난 후 모든 모델이 관객 앞에 서고 런웨이 중앙의 장막이 걷히자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층층이 자리한 마리 카트란주의 10년을 집대성한 아카이브 피스는 지금 봐도 여전히 놀랍도록 아름다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