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필로토의 디자이너 듀오는 파크레인 외곽에 위치한 힐튼 호텔의 폴리네시안 레스토랑 트레이더 빅에서 컬렉션을 소개했다. 이로써 오리엔탈 스타일의 향연이 펼쳐질 거라는 직접적인 힌트를 제공한 셈. 아닌 게 아니라 동양화풍의 잎사귀, 소나무, 구름 패턴이 무지갯빛 드레스 위에서 은은하게 존재감을 반짝였다. 1970년대 풍의 아주 글래머러스한 디자인의 옷은 모두 광택 있는 소재로 완성해 모델들의 몸을 부드럽게 휘감았고, 실루엣 역시 유기적인 형태로 마무리됐다. 모델들은 모두 휘황찬란한 액세서리로 치장하고 있었는데, 이는 무려 4명의 디자이너와 협업한 결과다. 마르코 판 코네시(Marco Panc onesi)의 80년대 풍 이어링, 노엘 스튜어트(Noel Stewart)의 태슬 장식 모자, 알랭 부안(Alan Buanne)의 앵클 스트랩 힐, 로산티카(Rosantica)의 진주 장식 클러치 백까지 더해져 피터 필로토가 꿈꾸는 밤이 더욱 화려하게 반짝였다. 다만 젊은 여성이 입기엔 조금 고루해 보이고, 중년 여성이 입기엔 과해 보이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피터 필로토는 타깃을 정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