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 바이 손턴 브레가치의 쇼장에는 풍선처럼 늘어진 얇은 천이 바람에 하늘거리며 붉은 조명 아래에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망명하고 있고, 유목민은 강제로 쫓겨났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고향을 되돌려줘야 합니다.” 이런 신념을 담아 이번 컬렉션의 판매금 일부를 자선 구호 기금으로 쓰겠다고 밝힌 노트가 드라이플라워와 함께 의자에 놓여 있었다. 유목민과 집시에게 영감을 얻고 또 그들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의 컬렉션은 어땠을까? 천장에 걸린 천처럼 얇은 나일론 소재의 팬츠 수트가 쇼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잔 꽃무늬 드레스, 여러 아가일 패턴을 패치워크하거나 마치 쪼개진 것처럼 여러 조각을 이은 니트 베스트, 다양한 레이스를 조합한 미니드레스까지 모든 룩의 실루엣은 하나같이 각진 구석 없이 부드러웠으며 그 덕분에 아 주 자 유로워 보였다. 레이스 장식 양말과 그리스풍 가죽 샌들, 가죽 밴드와 나뭇조각 그리고 스카프를 묶어 완성한 초커 등의 액세서리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컬렉션에 집중한 디자이너 부부의 정성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