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파리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프로엔자 스쿨러. 두 시즌의 외도가 이들에게 남긴 건 무엇일까? ‘프로엔자 스쿨러 우먼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 2019 F/W 컬렉션의 핵심’이라고 쇼 노트에 그 답이 적혀 있었다. 디자이너 듀오는 브랜드를 재정립하기 위해 솔 르윗의 ‘개방된 입방체 구조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전형적인 구조를 해체함으로써 옷의 구조를 더욱 돋보이게 디자인했다는 말씀. 이를테면 재킷과 코트의 라펠을 머플러처럼 두르거나 라이더 재킷이나 데님 재킷을 코트와 재조합하는 등 익숙한 요소를 낯선 관점으로 구성한 것. 이로써 마치 건축물처럼 대담한 실루엣의 향연이 이어졌는데, 컷아웃과 언밸런스 실루엣, 플리츠 디테일로 룩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디자이너 듀오의 노련미가 빛을 발한 대목은 이토록 과감한 옷이 전혀 전위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그저 프로엔자 스쿨러만의 쿨한 색으로 다가왔다는 점. 이들이 뉴욕 컬렉션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는 데 이의를 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