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다테의 디자이너 자매가 새 컬렉션을 위해 선택한 곳은 바로 산마리노의 헌팅턴 도서관. 로다테가 녹음이 무성한 이 도서관을 쇼장으로 택했다는 건 캘리포니아에 아주 고무적인 일이었다. 한 번도 패션쇼를 위해 문을 연 적 없는 이곳에서 이례적으로 행사가 치러진 사실만으로도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국립 여성 예술가 박물관(NMWA)에서 전시를 연 로다테는 그곳의 캘리포니아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유리 천장 아래 이국적인 꽃과 형광등을 배경으로 한 컬렉션은 자연스럽게 할리우드를 연상시켰다. 보는 내내 ‘진저 로저스, 주디 갈랜드, 시드 챠리시 등 1930년대부터 70년대 사이에 활동했던 뮤지컬 배우들이 2019년을 살고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돌았으니! 풍성한 러플을 더한 연극적인 실루엣에 꽃과 리본, 하트 패턴으로 장식한 드레스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언제나처럼 동화적이면서도 무척 드라마틱했다. 케이트와 로라 자매가 감독한, 패션 판타지와 낭만이 차고 넘치는 사랑스러운 쇼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함께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