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남성복의 테일러링을 조금 가미하고 싶었어요.” 하늘하늘한 드레스가 전매특허인 셀프포트레이트 한총의 입에서 의외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클래식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턱시도를 참고했다는 그의 설명을 뒷받침하듯 수트를 재해석한 룩으로 꾸민 모델들이 런웨이를 활보했다. 물론 이 모든 건 셀프포트레이트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실크 소재로 유연함을 더한 점프수트, 란제리가 연상되는 섬세한 레이스로 밑단을 장식한 베스트 형태의 드레스, 일부를 플리츠로 덧댄 랩 드레스까지 모두 브랜드의 색을 더해 턱시도로 변주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셀프포트레이트 고유의 소녀풍 드레스들은 여전했다. 플라워, 깅엄 체크,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꾸몄는데, 이 세 가지를 자유롭게 뒤섞어 눈길을 끌었다. 이를테면 깅엄 체크와 스트라이프 혹은 플라워 패턴, 너비가 서로 다른 스트라이프를 한 가지 룩에 함께 사용함으로써 그래픽 느낌을 배가해 모던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셀프포트레이트의 색다른 미감을 발견한 의미 있는 컬렉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