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포함해 사회문제에 두루 관심이 많은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이번 시즌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패션에 집중했다. 그 결과 파리의 롱샴 경마장 내부를 로맨틱한 정원으로 꾸민 무대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토록 초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무대엔 10대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연상시키는, 머리를 땋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크리스찬 디올의 여동생 카트린 디올이 생전 꽃이 만개한 정원 앞에서 찍은 사진이 모티프가 된 이번 쇼엔 1947년 선보인 미스 디올 드레스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꽃을 수놓은 옷이 속속 등장했다. 이 밖에도 말쑥하게 재단한 블루 셔츠에 스트라이프 오버올 쇼츠를 매치한 오프닝 룩을 시작으로 오리엔탈풍의 플로럴 프린트 시폰 드레스, 윈도페인 체크 패턴과 날염한 데님 등 매혹적인 옷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스테판 존스가 디자인한 라피아 햇과 앤티크 골드 주얼리 등 감각적인 액세서리까지 힘을 더했으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신념을 담은 또 하나의 걸작이 탄생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