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을 감상하는 내내 모두가 이렇게 미소 지은 쇼가 또 있었을까? 이세이 미야케를 처음으로 지휘한 사토시 곤도는 “인체와 옷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옷을 입고 움직이는 기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라며 쇼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성공적이었다. 영민한 디자이너의 바람대로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옷은 모델들의 점프, 회전, 춤을 보며 격렬하게 나부꼈고, 이 광경을 보며 기쁨이 고스란히 전염됐으니 말이다. 조금 더 현장감 있는 설명을 보태자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옷을 입고 연신 점프를 해 리듬감을 전했고, 스케이트보드를 타 옷을 낙하산처럼 부풀리거나 여러 모델이 손을 잡고 과감한 동작을 펼쳐 옷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촘촘한 플리츠와 얇은 소재, 밝은 컬러, 대담한 그래픽 프린트를 돋보이게 하기에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어 보였다. 사토시 곤도의 계획은 완벽하게 통했고, 이세이 미야케의 새로운 시대가 밝게 열리는 순간을 쇼를 감상하던 모두가 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