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케 브랑리 미술관(Mus´ee du Quai Branly) 정원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랑방. 비가 오는 바람에 관객 모두 우산을 펼치고 쇼를 지켜보는 장관이 연출됐다. 브루노 시아렐리는 이번 시즌 1905년 애니메이션 <리틀 네모(Little Nemo: Adventures in Slumberland)> 속 캐릭터를 유쾌하게 재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소매를 과장되게 연장한 셔츠와 스트라이프 티셔츠, 비대칭 스커트, 마이크로 플리츠 라메 카프탄, 카고 팬츠, 토글 코트, 다채롭게 변주한 아노락 등 구매욕을 자극할 만한 아이템이 대거 등장했다. 쇼의 오프닝을 연 화이트 케이프, 코쿤 재킷 등 건축적인 실루엣도 매력적이었다. 혹자는 한 컬렉션에 너무 많은 요소를 녹여내 본질을 흐렸다고 말하지만 뭐 어떤가. 브루노 시아렐리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이번 컬렉션은 하나같이 탐날 만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