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매카트니는 지속 가능한 패션의 선구자라 해도 될 만큼 일찍이 친환경 행보를 펼쳐왔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오가닉 코튼, 지속 가능한 비스코스와 에코닐 등 컬렉션의 75% 이상을 친환경 소재로 완성했다.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두려움이 없는 모든 세대의 맹렬한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디자이너의 말처럼 진취적인 이들을 사로잡을 옷이 쏟아져 나왔다. 초기 새빌 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한 파워 수트는 부드러운 소재와 생동감 넘치는 컬러로 우아함과 편안함을 반영했고, 스트링으로 스포티즘을 불어넣은 유려한 실루엣의 드레스와 코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스텔라 매카트니는 자신이 어린 시절 영국 시골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을 프린트한 플로럴 패턴으로 개인적인 기억을 새겨 넣기도 했다. 쇼가 열린 오페라 가르니에의 벽에 투영된 여러 동물이 교미하는 장면이 민망하기보다 생명의 근원적 메시지로 다가오는 건 스텔라 매카트니이기에 가능한 것 아닐까? 패션이 갖는 힘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할 때다. 스텔라 매카트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