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세 시즌 만에 슈퍼스타가
된 스물여섯 살의 신예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 “나는 소수를 위해,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될 컬렉션을 만든다”
라고 밝힌 디자이너는 지난해 CFDA/
보그 패션 펀드상을 받은 이후 이런
바람을 자신의 세계에 더욱 확실하게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보다 안정된
팀과 환경을 꾸린 그의 첫 컬렉션은
어땠을까? 풍성한 볼륨과 화려한
색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 한층
발전했고, 디자인 역시 성숙해지고
있다. 디자이너가 베스트셀러로 꼽은
딸기 실루엣 드레스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했고, 쓰레기봉투를 묶은 모양에서
착안했다는 주름진 네크라인도
대담하고 신선해 보였다. 구름 같은
형태로 과장한 헤어스타일과 집채만큼
(?) 거대한 드레스로 쇼에 드라마틱한
무드를 한껏 불어넣으며 쇼맨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앞으로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라는 이름을 꼭 기억해두길. 젊은
디자이너가 프로페셔널한 쿠튀리에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