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요정이 실재한다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제이슨 우는 이번 시즌
난초와 예술가 에곤 실레를 마음에
품고 드레스들을 디자인했다. 어둡고
서늘하며 관능적인 아름다움이 풍기는
난초에 대한 디자이너의 다양한 감상은
여러 가지 룩으로 구현됐다. 겹겹이
쌓아 올려 자유롭게 물결치는 오간자,
짙은 보라와 초록색, 몸의 선이
하늘하늘하게 드러나는 실루엣은 난초
그 자체였으니까. 특히 구불거리는
오간자 디테일은 에곤 실레의 힘 있는
붓질이 느껴졌고, 일러스트레이터
제시카 메이 언더우드(Jessica May
Underwood)의 그림을 옷 위에
프린트하는 등 컬렉션의 예술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깃털을 촘촘하게
장식한 시스루, 작은 플라워 모티프를
이어 붙여 완성한 입체적인 패브릭처럼
정교한 손길로 숨결을 불어넣은 소재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이번 컬렉션으로
뉴욕의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싶다던
제이슨 우의 열정이 담긴 드레스들은
쇼가 끝난 후에도 뉴욕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