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제이콥스는 관객을 매료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뉴욕 패션위크의 마지막 순서인데도
내내 마크 제이콥스의 쇼를 기다리게
된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전설적인 안무가 캐럴
아미티지의 전위적인 춤으로 쇼가
시작됐다. 그녀를 선두로 54명의
댄서가 예술적인 안무를 펼치고,
88명의 모델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중엔 마일리 사이러스도 있었다.
그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과 이들의
삶, 아이콘, 현재와 과거’라고 언급한
키워드에 걸맞게 재클린 케네디,
로즈메리 우드하우스가 떠오르는
드레스들, 1990년대 자신의 전성기를
오마주한 듯한 옷들이 포착됐다.
주목해야 할 건 이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아주 미니멀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프린트를 배제하고 컬러에 집중했으며
실루엣은 최대한 간결하게 다듬었다.
만약 이번 쇼가 티켓을 구입하고 봐야
하는 공연이라면 연일 매진됐을 것이
분명하다. 아직도 코앞에서 무용수들이
안무를 펼치던, 세포 하나하나가
짜릿하게 자극받던 느낌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