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프라발 구룽은 자신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메시지를 담은 쇼와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록펠러센터
65층에 위치한, 맨해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상징적인 레스토랑 ‘레인보
룸’으로 프레스들을 초대한 것부터
심상치 않았다. 호화로운 샹들리에가
매달린 반짝이는 대리석으로 마감한
홀에 들어서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마치 호화로운 파티에 온 듯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뿐 아니라
뉴욕의 ‘피아노 맨’으로 통하는 콜린
허긴스(Colin Huggins)의 감미로운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쇼 내내 울려
퍼졌으니! 몸을 타고 흐르는 실크
드레스, 우아한 디테일을 가미한 수트,
깃털과 플라워 프린트로 로맨틱한
마법을 부린 각종 이브닝 웨어를 입은
모델들이 미끄러지듯 홀을 거닐었다.
그녀들의 귀에는 타사키와 협업해 만든
영롱한 진주 이어링이 변함없이 빛나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그가
쇼를 통해 소신 있게 전하는 신념에
공감하는 것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자신의 미감에 오롯이 집중한 결과물을
보는 것 같아 내심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