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는 방식에는 그 사람의
애티튜드나 성향, 감성이 담긴다. 이번
프로엔자 스쿨러의 컬렉션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디자이너
듀오는 이번 컬렉션에 대한 영감을 아주
우연한 계기로 포착했다. 스타일리스트
카밀라 니커슨이 담요를 스카프로
연출한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 그 때문인지 새 컬렉션은 대부분
몸에 비대칭으로 늘어져 있거나 혹은
애초부터 그런 형태로 디자인됐고,
블랭킷처럼 생긴 패널을 드레스에 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당시 이미지를
그려냈다. 상상해보자. 코트 한쪽
어깨를 내리지 않고 단정하게 입었다면
어땠을까? 그 자리에서 쇼를 감상하던
사람들의 눈에 지루한 기색이 드러났을
것이 분명하다. 거기에 거대한 금속 초커,
타이트한 사이하이 부츠, 거대한 슬링
백을 매치해 프로엔자 스쿨러 뮤즈들의
당당한 태도를 한껏 부추겼다. 카밀라
니커슨의 스타일에서 ‘힘’을 느꼈다는
디자이너 듀오의 설명이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는가? 다만 피비 필로가
집도하던 셀린느의 잔상이 짙게 느껴진
건 과연 나뿐일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