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와 반짝임으로 승부하던 시스
마잔은 잠시 잊어도 좋다. 이 젊은
디자이너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는 렘 콜하스(이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모두 네덜란드 출신이다)의
<컨트리사이드: 더 퓨처(Countryside,
The Future)> 전시 후원을 계기로
그동안과 다른 노선을 택했다. 그는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시골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고, 한층 무르익은
시스 마잔의 세계를 목격할 수 있었다.
예술가 디아나 스게르의 도움으로 식물
뿌리를 장식한 원단, 코넬 대학교와
협력해 나뭇잎과 꽃을 망치로 두드려
염색한 원단 등 학자의 논문을 보는 듯한
기발한 소재가 줄을 이었다. 비비드
컬러의 워크웨어 시리즈, 네덜란드 전통
신발을 닮은 나막신 등 영감에 충실한
아이템으로 컬렉션의 완성도를 더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쇼가
열린 곳이 맨해튼의 전경이 병풍처럼
둘러진 54층이었다는 점이다. 이로써
새로운 컬렉션은 시골은 물론 도시에도
잘 어울릴 거라는 가능성을 드러냈다.
여러 단계 성장한 시스 마잔을 마주한
흐뭇한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