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리 버치 쇼의 관전 포인트는
꽤 다채롭고 파워풀했다. 예술가
프란체스카 디마티오(Francesca
DiMattio)의 세라믹 조형물이 자리한
소더비 경매 회사에서 쇼를 열었고,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오프닝
모델로 등장했으며, 앨리스 스미스가
런웨이를 거닐며 낭낭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디자이너가 장식적인
요소에 힘을 불어넣어 진보한 여성미를
작품으로 보여주는 디마티오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토리
버치는 여성들이 수트를 입어야만
강해 보인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파했다. 디마티오의 생생한
붓질을 느낄 수 있는 플라워 프린트나
섬세하게 만든 블랙 드레스, 빅토리안풍
블라우스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부드러움 속에서 느껴지는
힘에 집중했고, 컬렉션을 통해 그
철학을 성공적으로 전한 것. 꽃을
수놓은 부츠, 작고 견고해 보이는 백
등 액세서리까지 여성만이 오롯이
느끼고 만들어내며 즐길 수 있는 것을
총망라했다. 디자이너가 전하는 여성을
향한 메시지가 단호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