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위크 일정 마지막 날 첫 쇼를
관람하는 건 늘 힘들다. 그래서 밀라노
디자이너들은 최고의 에스프레소를
내어주곤 한다. 하지만 에디터의
잠을 깨운 건 에스프레소가 아닌
컬렉션이었다. 내년에 60주년을
맞는 포츠 1961은 지난 9월, 유명
스타일리스트이자 <인터뷰> 매거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템플러를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했다. 신선한
뉴스였다. 컬렉션은 그렇지 못했지만
말이다. 칼 템플러의 포츠 1961은
현란했다. 변형한 피셔맨 니트, 동그란
실루엣의 코쿤 케이프, 드레이프
드레스처럼 클래식에 기반을 둔 룩에
과한 요소가 더해졌다. 지나치게 크고
선명한 장미 프린트, 출처를 알 수 없는
여자의 초상, 볼드한 체인 목걸이와
커다란 드롭 이어링이 한데 어우러졌다.
게다가 거의 모든 룩에 커다란 실크
스카프를 매치했다. 모두 분리한다면
매혹적일 수 있겠지만 칼 템플러의
스타일링은 그렇지 못했다. 쇼를 살린
슈퍼히어로는 카이아 거버. 그녀가
입은 흰색 파이핑 드레이프 드레스는
포츠 1961 그 자체이면서도 새로웠다.
지난날의 포츠 1961이 그리워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