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티시는 이번 시즌 독일의 퍼포먼스 아티스트 아네 임호프(AnneImhof)와 협업해 으리으리한 무대를 꾸몄고, 여기에 엘리자 더글러스(Eliza Douglas)의 개성 넘치는사운드 트랙까지 더해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혁신적인 컬렉션을 펼치는데 성공했다. 동화에 나올 법한 키 큰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어 나온 모델들은 여성성과 남성성의 충돌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옷을 입고 있었다. 겹겹이 레이어드한 오간자와 튈 드레스가 여성성을, 투박하게 고무 처리한 면과 데님으로만든 트렌치코트와 어부의 옷을 본뜬바지는 남성성을 드러내는 식이었다.재미있는 요소는 또 있다. 디자이너가이번 컬렉션의 메타포로 신화를 바탕으로 한 구전 동화 <상어를 사랑한인어 공주>를 언급한 것.이 낭만적인 이야기를 패션으로 구현하기 위해 리카르도 티시는 하우스창립자 토머스 버버리가 방수용 직물로개발한 개버딘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또 인어 공주를 프린트한 티셔츠부터 상어 그림 펜던트 목걸이까지 컬렉션 전반에 걸쳐 바다와 연관된 요소를흥미롭게 드러냈다. 리카르도 티시의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