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은 당신이 입은 옷에서부터 결정돼요.” 젊고 패기 넘치는 디자이너 웨스 고든은 대선배 캐롤리나 헤레라의 이 유명한 말을 되새기듯 이번 시즌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자유로이 펼쳤다. “팬데믹 속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기념할 만한 순간을 마주하죠. 그들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웨스 고든은 자신의 의도를 유감없이 구현했다. 쇼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한 룩을 전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만큼 로맨틱했으니까. 과장되게 굽이치는 러플과 튈, 폴카 도트 패턴, 커다란 리본 장식은 여전했지만 미아 패로, 샤데이를 뮤즈로 언급한 만큼 웨스 고든이 구현한 캐롤리나 헤레라 쇼는 한층 더 귀엽고 활기 넘쳤다. 시상식 레드 카펫 쇼에 어울릴 만큼 드라마틱한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이 전부 뻔한 스틸레토 힐 대신 플랫 슈즈나 브로그를 신은 채 워킹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여태껏 내가 진두지휘한 캐롤리나 헤레라 컬렉션 중 가장 만족스러운 쇼였어요.” 웨스 고든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 증명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