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장기화하며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타샤 렘지 레비 역시 컬렉션을 구현하는 방식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 결과 팔레 드 도쿄에 세운 캣워크 뒤 스크린에 파리 거리를 배경으로 2021 S/S 룩을 입은 모델들을 생동감 있게 촬영한 영상이 송출됐다. 모델들은 셀피를 찍거나 서로 웃으며 대화하는 등매우 자유로운 모습으로 화면을 채웠다.‘희망의 계절’을 주제로 구상한 컬렉션 곳곳에도 디자이너가 의도한 긍정적인 요소가 담겨 있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그런지 룩을 기반으로 야생화 오브제를 다채롭게 구현해내는 한편 ‘HOPE’라는 단어를 티셔츠부터 벨트버클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새겨두었다. 게다가 피날레에는 알제리 출신 배우소피아 부텔라가 예고 없이 등장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준비한 선물을 받은 듯 기분 좋은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