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핫한 신진 디자이너로 각인되던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이번 시즌 파리로 무대를 옮겨와 꿈을 펼쳤다. 컬렉션은 장인정신을 발휘해 정교한 수공예 기술에 초점을 맞췄는데, 현란한 팔레트의 크로셰 드레스나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손으로 짠 프린지 디테일 캐시미어 판초 등 니트웨어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이뿐 아니다. 흰색과 검은색을 반반 섞은 양질의 가죽 드레스며 수작업으로 염색한 무지갯빛 날염 프린트 셔츠 원피스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컬렉션 전반에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급스러운 소재의 미니멀 룩에 조개 모양을 곳곳에 장식한 것 또한 흥미로웠다. “어릴 적 어머니가 선물해준 조개 팔찌가 생각났어요. 그것이 이번 컬렉션의 시작이었죠. 록다운으로 절망에 빠졌지만 지금만큼 가족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느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진심이 전해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