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할펀은 코로나19에서 시작됐다. 디자이너는 올봄 로열 브롬프턴 & 헤어필드 국립병원의 개인 보호 장비를 만드는 자원봉사를 했고, 그곳에서 알게 된 여성들을 위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 간호사, 병원 청소부, 런던 지하철 운영자 등 8명의 여성이 할펀의 드레스를 입고 록다운 기간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상 <전선의 영웅 (Heroines of the Frontline)>을 공개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담담하게 털어놓는 에피소드를 통해 할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용감하고 담대했으며 무엇보다 아름답고 희망에 차 있었으니까. 이런 분위기는 밝은 컬러, 경쾌한 패턴, 과감한 실루엣으로 긍정의 에너지를 꾹 눌러 담은 컬렉션에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다양한 여성을 위해 맞춤복을 만드는 게 익숙할 뿐 아니라 즐겁다는 32세의 젊은 디자이너 마이클 할펀은 진정한 디자이너의 태도란 어떤 건지 보여주는 것 같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