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쇼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컬렉션을 소개해야 하는 지금의 위기 상황이 존 갈리아노에게는 어쩌면 새로운 것에 도전할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지난 아티즈널 컬렉션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자 패션 영상인 S.W.A.L.K. II(Sealed With A Loving Kiss, Part 2)>를 완성했다. 사진가 닉 나이트가 찍은 기묘한 스릴러 영상과 함께 이번 컬렉션을 만드는 과정과 영상을 준비하는 모습을 아주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이를테면 1940년대 빈티지 수트나 거즈 웨딩드레스를 해체하고 재조합해 업사이클링 룩을 만들거나 아티스틱한 소재와 패턴이 탄생하는 순간들을 포착했고, 마르지엘라 디자인 팀이 회의하는 모습과 디자이너의 설명 등 그야말로 컬렉션의 모든 것을 담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창고에서 탱고 공연을 감상하며 받은 영감을 상기하기 위해 영상 사이사이에 모델들의 안무를 끼워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브랜드 설립자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갈리아노를 보고 있으려니 타고난 디자이너이자 예술가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