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우울한 일을 겪었느냐는 듯, 여느 때처럼 안정적인 컬렉션을 선보인 막스마라. 음악이 시작되고 모델들이 등장하자 이번 쇼의 테마가 르네상스 시대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주제를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모자이크를 형상화한 육각형 패턴을 군데군데 더하거나 소매를 절개한 옷, 오프숄더 톱 등에서 디자이너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드로스트링을 더해 새롭게 탄생시킨 시그니처 캐멀 코트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했다. 베이지를 기본으로 중간중간 푸른색으로 포인트를 준 것도 쇼의 집중도를 높인 요소. 이번 컬렉션은 전체적으로 기존 막스마라 컬렉션보다 스포티한 분위기가 돋보였는데, 이 점은 의도했든 아니든 최근 편안한 옷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시대 흐름에 적절하게 맞아떨어졌다. 기존의 클래식한 무드는 고수한 채 좀 더 편안해진 옷이라니. 생각만 해도 구매욕이 샘솟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