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록다운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영감을 얻을 기회를 앗아갔다. 로맨틱한 룩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몰리 고다드 역시 새로운 영감을 찾아 나서는 대신 재고와 남은 원단들을 살펴보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보여준 몰리 고다드라는 브랜드 컨셉트를 총망라한 느낌이랄까. 그간 사용한 다양한 컬러와 질감의 소재를 한데 모은 상큼한 컬렉션이 탄생했다.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오렌지와 핑크, 그린 등을 레이어드해 로맨티시즘을 극대화했다. 이번 시즌엔 그동안 보여주던 거대한 볼륨 드레스는 없었지만 팝한 컬러와 소재만으로도 이전 컬렉션 못지않게 충분히 강렬하고인상적이었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은 바로 어그와 협업한 슈즈. 투박한 양가죽 플랫폼 슈즈, 푹신한 양털 뮬은 선명한 컬러로 디자이너의 취향을 한껏 반영했다. 이 슈즈들은 생동감 넘치는 룩의 완성도를 높이는 화룡점정이었고 유쾌한 몰리 고다드의 패션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을 만큼 사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