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전부 구경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에서 진행한 파코 라반의 쇼는 셧다운으로 유동 인구가 줄어 가라앉은 길거리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관중이 몰려든 가운데 레이스와 시퀸, 스팽글 등으로 만든 화려하고 파격적인 옷을 입은 모델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디자이너 줄리앙 도세나가 지금까지 선보인 룩을 생각하면 할리우드 스타들이 멧 갈라(Met Gala)에서 입을 법한 화려하고 파격적인 드레스들이 떠오르는데, 이번 시즌엔 스타일링에 변화를 감행했다. 파코 라반의 섹시한 드레스들이 단지 런웨이용이 아니라, 청바지처럼 일상적인 옷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그가 선보인 새로운 스타일링 방법은 란제리 스타일의 레이스 드레스에 청바지와 체크 면바지, 낙낙한 실루엣의 재킷 등 평범한 옷을 매치하는 것. 실제로 모델들은 요염하고 섹시해 보이기 보다는 자유분방하고 쿨해 보였다. 쇼 후반부에는 디자이너의 주특기인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짝이는 시퀸 룩을 선보이며 쇼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