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 시몬스와 미우치아 프라다가 협업한다는 소식은 이번 시즌 4대 컬렉션을 통틀어 가장 큰 화제였다. 수많은 사람이 손꼽아 기다린 이번 쇼는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화력을 발휘했다. 역시 명불허전! 온통 머스터드 컬러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두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룩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삼각형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과 극도로 모던하게 절제한 실루엣, 스포티 룩을 가미한 스타일링, 앞코가 뾰족한 슈즈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모두 아름다웠다. 특히 모델들이 앞섶을 손으로 고이 감싸 쥔 애티튜드는 어딘가 모르게 세련되고 특별해 보였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영상으로만 봐야 하는 현실이 아쉬웠지만 역동적인 카메라워크 덕에 프런트로에서 보는 것 못지않게 현장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됐다. 살아 있는 두 전설이 만나 만들어낸 이번 컬렉션은 패션 역사에 의미 있는 한 획을 그으며 두고두고 회자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