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물을 살 수도, 공장을 가동할 수도 없는 팬데믹 기간에 디자이너 부부는 딸들과 함께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재들을 스크랩북에 모았다. 레이스 조각, 꽃잎, 차고에서 발견한 소품 등 어떤 것이든 새로운 컬렉션의 소재가 될 수 있었다. 각각의 아이디어에서 파생된 원단들은 마치 깨진 유리 조각이나 색종이를 오려 붙인 것처럼 불특정한 모양으로 이어져 한 벌의 옷이 되었다. 디자이너들은 서로 다른 소재가 상충해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색 밧줄과 체인을 더했고, 그 결과 프린만의 로맨틱한 룩이 완성됐다. 또한 이 골드 포인트는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이는 일본의 긴쓰기 아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무엇이든 고장 나면 고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긴쓰기 아트는 코로나19 시대에 선보인 컬렉션을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다만 컨셉트에 어긋나 보이는 트렌치코트나 블랙 수트 등 특징 없는 룩은 컬렉션에 꼭 필요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