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 & BONE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랙 앤 본의 2021 S/S 컬렉션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업하며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인 패션 영상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 가상의 모델이 등장하는 새로운 방식의 영상은 대중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획기적인 영상미에 비해 영상 속 모델들이 입은 옷은 다소 친숙해 보였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사람들은 화려한 옷보다는 잘 만든 편안한 옷을 찾게 되었고, 디자이너 마커스 웨인라이트 역시 이 생각에 동의한 듯하다. 그 결과 랙 앤 본의 새 시즌 룩은 쇼를 위한 휘황찬란한 옷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지극히 일상적인 옷으로 채워졌다. 카고 팬츠와 스트라이프 티셔츠, 헐렁한 드레스와 와이드 팬츠, 빛바랜 데님, 유기농 면으로 만든 트랙 팬츠 등 하나같이 웨어러블한 아이템들이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스타일링에 힘썼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새로운 요소가 없어 못내 아쉽지만 다가올 여름엔 저렇게 입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으니 이쯤 되면 디자이너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