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다테의 두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룩은 언제나 해피엔드를 맞는 동화를 보는 것 같다. 런웨이 대신 룩북을 공개한 이번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맨투맨 셔츠나 파자마 룩 등 실용적이고 캐주얼한 아이템을 포함했다는 것. 큼지막한 플라워 패턴과 무릎을 덮는 미디스커트, 레이스 블라우스 등 1940년대를 연상시키는 로다테의 뉴 시즌 룩은 로맨틱하기 이를 데 없었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룩을 과장되고 화려한 헤어 장식을 이용해 하나의 컨셉트로 통일한 것이 신의 한 수. 파스텔컬러 룩은 한눈에도 사랑스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앙증맞은 하트 포켓이나 크리스털 단추가 로다테만의 달콤한 판타지 무드를 배가시켰다. 게다가 코로나19 시대에 스몰 웨딩을 준비하는 신부들의 욕구를 간파한 듯한 드레스 역시 인상 깊었다. 성대한 런웨이는 없었지만 브랜드의 소녀 감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룩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을 증명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