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이미지 뒤에 예민한 디자인 감각을 숨겨둔 브랜드들은 컬렉션 시즌이 되면 감춰왔던 존재감을 발휘한다. 토즈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그 특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따스하고 여유로운 색감과 자유로운 실루엣, 견고한 가죽 소재 신발이 더없이 우아한 조화를 이뤄낸 것. “여러 장인들과 함께 하는 작업 자체가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며, 숙련된 기술이 컬렉션에 드러나기를 바랐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발테르 키아포니의 말처럼 정교한 기술력이 없다면 구현 불가능한 수준의 구조적인 형태가 눈길을 끌었다. 디자이너로서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분위기를 더하는 건 분명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키아포니는 두 번째 토즈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밀라노의 주요 디자이너로 떠오르고 있는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