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패션계 전체가 1년 이상 길고 긴 동면에 들어갈 것을 직감했습니다.” 대다수 하우스 브랜드가 공장과 아틀리에, 사무실까지 전면 폐쇄한 상황에서 톰 포드는 좌절하는 대신 자신의 전성기를 돌아보고, 젊음의 기록을 재해석하는 컬렉션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밝고 긍정적인 색감과 자유로운 모델들의 포즈, 젊음이 느껴지는 강렬한 프린트와 실키한 소재는 패션계에 전설로 남은 톰 포드의 구찌 컬렉션을 떠올리게 만들며 그 의도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톰 포드 하면 떠오르는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분위기와 직선적이며 고급스러운 실루엣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컬렉션은 다시 행복이 찾아올 순간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지금은 멋진 것보다 우리를 웃게 하는 옷이 필요하니까요”라는 그의 말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