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 퍼나 가죽 같은 강렬한 소재, 화려한 애니멀 패턴, 웨스턴 부츠에 이르기까지 브랜드를 상징하는 요소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일까? 쟈딕 앤 볼테르의 새 컬렉션에서는 고유의 미국 서부 개척 시대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바지에 컷아웃으로 변화를 주거나 스웨터에 실밥을 잘못 잡아당긴 듯한 디테일로 위트를 가미하며 독창적인 시도를 더하려고 했지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물론 기존과 같은 과한 장식과 패턴을 배제하고 일반적인 색과 형태로 디자인한 옷들은 보기에도, 입기에도 부담 없다는 분명한 장점을 갖췄다. 그러나 꽤 오랜 시간 런웨이 컬렉션을 진행하며 나름대로 확고한 디자인 세계를 보여온 브랜드의 쇼라기에는 지극히 평범했다. 지금껏 쌓아온 탄탄한 마니아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아쉬움의 말을 남기게 만드는 컬렉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