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기에 조니 요한슨이 집중한 대상은 바로 아늑한 집이다. 록다운 기간 동안 자신의 스웨덴 시골집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컬렉션을 보는 순간 그가 보낸 꿈처럼 달콤한 시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두‘ 베 드레싱(duvet dressing)’을 중심으로 솜사탕 같은 색감과 목가적이고 다정한 프린트, 포근한 소재를 총망라했기 때문. 특히 니트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타월 같은 질감이나 구조적인 형태로 구현한 니트 아이템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한 룩을 눈여겨볼 것. 이 중에서도 토실토실한 아기 발이 떠오르는 두꺼운 니트 양말은 퍼로 감싼 크로그, 부츠와 함께 룩 곳곳에서 키 아이템으로 활약했다. 여기에 모델들이 백처럼 안고 나온 예술가 아폴리나리아 브로슈(Apollinaria Broche)와 협업해 완성한 동물 모양 도자기 오브제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이 모든 것이 할머니의 시골집이 떠오르지만 결코 고루해 보이지 않고 되레 미래적인 룩으로 귀결되는 건, 조니 요한슨의 타고난 감각 덕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