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쇼를 꼽으라면
미우미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발라클라바를 쓰고 당찬 걸음으로 걷는 모델들,
란제리와 스키웨어라는 이질적인 두 장르에서
차용한 감각적인 디테일(미우치아는 어린 시절 비키니를 입고
스키를 탄 적이 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하우스 고유의 사랑스러운 디자인과 색감이 어우러진 미우미우의 컬렉션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인상적이었다.
특히 에스키모인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부피의 털 부츠는
하이패션이 때로는 실용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켜내려는
새로움과 미감에 대해 역설하는 동시에
새 시즌 테마를 감각적으로 반영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소가 주는 분위기 역시 컬렉션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미우미우가 전 세계에 송출한 눈 덮인 설산의 절경이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포기해야 했던 디지털 관객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 것.
미우치아 역시 “자연은 우리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라는 말로
장소 선정에 담긴 희망적인 의도를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