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로샤의 새 시즌 컬렉션은 ‘윈터 로즈(Winter Rose)’라는 테마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풍성한 러플과 프릴, 다양한 플로럴 패턴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로맨틱한 룩을 구현한 동시에 반항적인 무드까지 한껏 가미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즈를 장식한 가죽 하네스, 군화를 연상시키는 워커 부츠, 바이커 재킷을 재해석한 코트와 밀리터리 스타일 재킷은 시몬 로샤 고유의 사랑스러움과 대비되며 룩의 완성도를 높였다. 시몬 로샤는 파리나 밀라노에 비해 규모가 작은 런던 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할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해왔다. 그의 꾸준한 스타일이 프레스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일 터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거듭한다. 일주일만 지나도 식상해지는 가벼운 유행이 난무하며 ‘잘 팔리면 끝’이라는 마음가짐이 하이패션계에 팽배한 때다. 이런 시점에 만난 고유함의 가치가 더욱 반갑고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