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와 미우미우, 메종 마르지엘라와 MM6, 그리고 막스마라와 스포트막스. 같은 하우스에서 전개하지만 메인 레이블과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지닌 브랜드의 쇼는 비교하며 보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스포트막스는 우아함의 정석이라 해도 좋을 막스마라와 정반대의 특징을 보인다. 발목까지 길게 늘어진 실루엣, 어둡고 차분한 색감과 이따금 보이는 네온 컬러의 트렌디한 조화, 직선적인 패턴으로 구현한 중성적인 이미지가 그것이다. 새 시즌에도 그라치아 말라골리는 자신이 만든 스포트막스의 DNA를 충실히 발현했다. 얇은 니트와 깃털, 새틴과 가죽을 다루는 섬세한 솜씨부터 섹시해 보일 수 있는 드레스를 투박한 부츠나 샌들, 가방과 매치함으로써 쿨하게 바꿔놓는 스타일링 능력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었으니까! 특히 매니시한 재킷 위에 패브릭 뷔스티에와 밑위가 긴 턱시도 팬츠를 덧입은 오프닝 룩은 스포트막스의 정체성을 담백하게 보여주며 새 시즌 최고의 룩으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