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여성이 좋아하는 요소를 영민하게 포착하는 토리 버치의 능력은 이번 시즌 정점을 찍었다. 딱딱하지 않되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차분한 색감의 셋업 수트, 편하지만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조거 팬츠와 고전적인 패턴의 스커트 수트에 이르기까지 당장이라도 따라 입고 싶은 룩을 대거 선보인 것. 또한 낙낙한 실루엣과 실용적인 액세서리로 편안함을 강조했으며, 새 시즌 룩북 촬영 장소로 그가 대학을 졸업한 직후 매일같이 드나들던 레스토랑을 택해 의미를 더했다. 대중에게는 화려한 패턴의 스카프나 친근한 디자인의 백과 슈즈 라인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토리 버치는 때로 하이패션 브랜드 못지않은 감각을 발휘하며 관객에게 남다른 영감을 선사한다. 지난 시즌보다 진일보한 새 시즌 컬렉션은 무수히 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토리 버치라는 이름을 선명하게 각인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