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쇼라는 혹평을 받은 영향일까? 빅토리아 베컴의 새 시즌 컬렉션은 ‘심기일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극히 상업적인 컬렉션을 지향하는 그이기에 언제나 그렇듯 거창한 테마나 화려한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여러 가지 플로럴 패턴과 데님, 레더, 튈처럼 다양한 요소와 소재를 사용하며 단조롭지 않은 쇼피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분투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나 힘을 과하게 준 탓인지 각각의 룩이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제각각 따로 논다는 느낌을 주었다. 할리우드의 패션 아이콘으로 시작해 빅토리아 베컴을 이끌며 수십 년간 많은 여성의 스타일링에 영감을 준 빅토리아 베컴의 패션 영향력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걸 체감하게 된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