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쟈딕 앤 볼테르는 오랜 시간에 걸쳐 폭넓은 마니아층을 확보해온 브랜드다. 지난 시즌 애슬레저 룩에 매료된 나머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잠시 망각한 일을 제외하면, 일관되게 선보여온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스타일이 꽤 멋스럽기 때문이다. 새 시즌 쟈딕 앤 볼테르는 다행히도(?) 본래의 취향을 되찾았다. 사막에서 영감 받은 듯한 지구적인 색감과 레더 팬츠,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앞코가 뾰족한 부츠와 레오퍼드 패턴의 드레스까지 모두 익숙하게 보아온 쟈딕 앤 볼테르 스타일이었던 것. 다만 10여 년 전 유행했던 클러치 백 스타일의 플랩 백과 메탈 캡을 장식한 샌들, 현란한 금색의 하이톱 스니커즈, 금사로 알파벳을 수놓은 타이츠로 구성한 세기말적 액세서리 라인만큼은 도저히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