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아시아인 혐오 범죄가 증가하는 이때, 중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필립 림은 자신의 SNS 플랫폼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목소리를 내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올바르게 행사하고 싶은 그의 바람은 컬렉션에도 투영됐다. 그 결과 팬데믹 시대 패션의 필수 조건인 편안함과 이 모든 상황이 종식되길 바라며 추구했을 단정함이라는 두 가지 무드에서 균형을 찾은 룩을 선보였다. 집 안과 집 밖, 도시와 전원생활까지 상반된 두 장소에 모두 어울리는 스타일이 컬렉션을 채웠는데, 그 핵심에는 반전을 꾀하는 스타일링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날렵하게 재단한 스커트 수트와 시퀸 드레스에 헐렁한 니트 넥 워머를, 캐주얼한 유틸리티 코트 안에 포멀한 플리츠스커트나 레더 버뮤다팬츠를 매치하는 식. 패턴처럼 전체적으로 커다란 구멍을 낸 니트 풀오버와 레깅스, 커다란 매듭을 장식한 블라우스처럼 독특한 디테일을 더한 아이템은 필립 림만의 유니크한 감성을 대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