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한마음으로 어디로든 자유롭게 떠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 올리비에 루스탱 역시 격하게 이에 동감하는 바, 여‘ 행, 출발, 탈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샤를드골국제공항의 격납고를 배경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소개했다. 파일럿에게서 영감을 얻은 밀리터리풍 유틸리티 웨어, 낙하산 소재로 만든 가벼운 드레스, 구조적인 형태로 누벼 몸의 실루엣을 강조한 야상 점퍼까지. 역시나 느슨한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교하게 스타일링한 발망 스타일의 여행 룩을 제안했다. 이걸로는 부족했던 걸까? 여기에 1970년대 발망 아카이브에서 채집한 모노그램을 재해석한 레트로풍 패턴, 볼드한 스트라이프로 시선을 강탈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후반부를 장식한 메탈릭한 소재의 미니드레스와 네온 컬러로 포인트를 준 수트는 머나먼 우주로 여행을 떠나는 공상을 자극했다.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언젠가 자유롭게 여행하고, 출발하고, 탈출할 날이 오길 바라는 디자이너의 간절한 바람이 느껴진 컬렉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