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ebruary Issue

#눈이 부시게

본격적인 2024년 새해의 시작! 모두 평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신지요. <마리끌레르> 2월호의 주제는 ‘More than Jewel’입니다. 티파니 주얼리를 착용한 새초롬한 얼굴이 매력적인 김다미 배우 커버를 보셨나요. 반짝이는 주얼리의 세계를 조망한 이달, 마리끌레르 팀은 유독 대담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비주얼을 준비했습니다. 룩과 주얼리에 빛이 드리운 찰나를 감각적으로 포착한 ‘All the Sparkle’을 비롯해 다이아몬드의 절대적 매혹을 명징하게 담은 파워풀한 ‘Solid White’, 컬러 스톤의 화려한 미감을 독창적으로 드러낸 ‘Surreal but Nice’에 이르기까지. 열정 넘치는 패션팀이 진행한 주얼리 화보는 황홀한 빛과 컬러의 향연을 보여주죠.

주얼리를 넘어 ‘빛’으로 시야를 확장한 뷰티 화보들도 눈부십니다. 주얼 뷰티 판타지를 보여준 ‘Shining Universe’와 네일 아티스트와 협업해 완성한 ‘Fantasy Addiction’은 그야말로 감각과 관능의 순간을 강렬하게 표현했습니다. 한편 피처팀은 이달의 주제를 한층 더 깊고 풍성하게 해석했습니다. 2월호 월드 리포트를 장식한 프랑스 사진가 폴 루스토가 선보인 ‘Seascapes’ 사진들은 물과 공기 그리고 빛만 남겨진, 마치 한 폭의 추상화 같은 풍경을 선사합니다. 피처 스페셜 ‘Shining Moments’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다양한 분야에서 빛을 내며 활약하는 32인이 자신이 언젠가 그리워할 휴대폰 속 보석 같은 사진을 꺼내 보인 지면은 빛나는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하이엔드 패션의 한 축이자 궁극적 아름다움을 시현하는 주얼리에 대한 찬미는 끝이 없습니다. 불과 7~8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하이 주얼리 를 목도하는 일은 흔한 광경이 아니었죠. 2017년 무렵 K-팝 열풍이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세계적인 패션쇼에 한국 앰배서더가 하나둘 등장하며 K-패션도 뜨겁게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팬데믹 시기에 해외여행 대신 국내 쇼핑으로 눈을 돌린 이들로 인해 한국의 주얼리와 워치 시장은 유래없는 전성기를 맞이했고요. 이런 분위기 덕분에 매년 파리에서 선보이는 하이 주얼리의 최신 컬렉션 피스들과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집대성한 하이 주얼리 전시를 가장 먼저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죠. 덕분에 저도 부쉐론, 반클리프 아펠, 프레드와 같은 유서 깊은 주얼리 메종의 특별한 하이 주얼리 전시를 서울에서 마주하며 더없이 황홀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달은 마리끌레르의 아이코닉한 ‘웨딩북’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 맛보기로 영화 <천장지구>에서 영감을 받은 두 에디터가 의기투합해 영화 같은 웨딩 화보를 완성했습니다. 무려 38페이지에 달하는 ‘Ride to Heaven’ 화보는 설렘과 환희를 안겨줍니다. 특히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사랑을 꿈꾼 연인의 스토리는 영원한 약속을 상징하는 ‘주얼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더군요. 유한한 삶에서 영원을 꿈꾸는 아이러니! 그것은 저 하늘에 형형히 빛나는 별들을 위해 까만 밤이 존재하듯, 빛과 어둠이 마치 동의어처럼 느껴지는 삶의 한 켠에 늘 자리합니다.

프랑스 사진가 폴 루스토가 남긴 말이 떠오릅니다. 삶을 살아가며 빛나는 순간이 언제인지 묻는 에디터의 질문에 그는 내 아이들이 탄생하던 때, 그리고 처음으로 모래 사막을 찾아간 날이라고 답합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광활한 자연 한가운데 존재할 때 생경한 기분을 느꼈다. 이 또한 영원에 대한 감각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하면서요. 바다를 항해하며 눈앞의 장면을 낯선 방식으로 포착하는 그가 느낀 ‘영원의 세계’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때로 새로운 소중한 존재를 만나는 일, 새로운 공간에서 나의 존재를 느끼는 일, 매일의 풍경을 다르게 바라보는 일이 모두 이러한 영원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것을 말이죠. 이러한 순간이 이어지며 끝없는 새로움을 낳고, 영원을 그려내는 건 아닐는지요. ‘영원’이라는 것은 마치 파랑새처럼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오늘도 모두의 삶에 ‘빛’이 감도는 영원같은 순간을 맞이하길 바라며.

<마리끌레르> 편집장 박 연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