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고 직관적인 공간 구성’으로 기대를 모으는 키아프 서울 2024. 국내외 주요 컨템퍼러리 작품을 소개하는 코엑스 A·B홀을 따라 그랜드볼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모던 마스터피스 작품들의 풍성한 향연이 펼쳐진다. 갤러리윤, 마크 아솀 갤러리(Mark Hachem Gallery), 동산방화랑, 오페라 갤러리(Opera Gallery), 보데 갤러리(Bode Galerie), 갤러리조은,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Art of the World Gallery), 주영갤러리, 디 갤러리(DIE Galerie), 금산갤러리 총 10곳의 갤러리가 모인 그랜드볼룸에서 주목해야 할 마스터피스를 미리 만나보자.
강국진 ‘LIGHT OF HISTORY 89-04‘
KEUMSAN GALLERY(G10)
청년 시절 퍼포먼스와 오브제 설치 작품에서 한국 미술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후기 작품까지, 평생 다채로운 예술 실험을 펼친 강국진 화백의 1980년대 후반 회화 ‘역사의 빛’ 연작을 소개한다.
심문섭 ‘THE PRESENTATION’
GALLERY JOEUN(G06)
“나의 중심은 항상 바다에 있다”라고 말하는 심문섭 화백의 영감은 고향인 통영에서 길어 올린 것이다.
일렁이는 파도의 결정적 순간을 화폭에 포착한 그림에는 밀물과 썰물처럼 많은 것이 스치며 변화하는 에너지가 담겨 있다.
Dietrich Klinge ‘AN OTHER II’
BODE GALERIE(G05)
인간 형상에 초점을 맞춘 디트리히 클링게(Dietrich Klinge)의 조각 시리즈.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청동 조각은 힘 있는 표현력과 과감한 제스처가 돋보인다.
Fernando Botero ‘THE STREET’
ART OF THE WORLD GALLERY(G07)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예술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The Street’는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그만큼 중요하고, 높은 가치가 있는 그림으로 평가받는다.
Liliana Molina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 공동 설립자
갤러리 이름이 인상적이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나?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거장 예술가들의 다양한 컬렉션을 큐레이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립되었다. 동시대 중견 아티스트부터 원로 거장까지 독특한 언어를 구축한 예술가들을 예찬하며, 각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뚜렷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술은 국제적이며, 국경과 출신 국가를 초월하고, 지리적 제약 없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 마음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갤러리 설립 이후 지난 20년간 여러 아티스트와 신뢰를 구축한 비결도 궁금하다.
소속 아티스트의 개인전을 우선적으로 개최하고, 모든 전시 작품이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되도록 한다. 또한 아티스트와 긴밀히 협력하여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술관 전시를 통해 그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글로벌 아트 페어에서 예술가를 소개하는 것 또한 그들의 입지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올해 그랜드볼룸에서 선보일 마스터피스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컬렉션 중 최고 수준의 걸작을 선보임으로써 키아프 서울의 위상을 높이고 수준 높은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모던 마스터피스부터 동시대 미술을 아우르는 뛰어난 작품을 엄선했기 때문에 소장 목록을 풍성하게 하고 싶은 컬렉터, 미술관, 예술 애호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소개하는 작품을 둘러보면서 집, 사무실, 혹은 정원에 어울리는 이상적인 작품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아트 오브 더 월드 부스 갤러리의 주요 관람 포인트는 무엇인가?
저명한 예술가들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니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기대해도 좋다. 마크 샤갈(Marc Chagall),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윌프레도 램(Wifredo Lam)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산정 서세옥 ‘인간’
DONGSANBANG GALLERY(G03)
고도로 정제한 점과 선으로 본질을 담아낸 산정 서세옥 화백의 ‘인간’ 연작은 먹의 농담과 붓의 흔적을 통해 추상과 구상,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두루 아우른다.
André Masson ‘FEMME SURPRISE’
DIE GALERIE(G09)
20세기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 화가 앙드레 마송은 무의식의 창조력을 표현하는 오토마티즘 기법으로 유명하다. 자유로움과 원시적 에로티시즘이 느껴지는 그의 추상 회화를 키아프 서울 디 갤러리 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로 스무 번째 키아프 참여다. 햇수로 20년째 이어져온 인연이다.
2005년, 디 갤러리가 처음 키아프 서울에 초대받았을 땐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컸다. 한국 관객이 유럽 미술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지식과 관심이 풍부하고, 개방적이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유명한 고전뿐만 아니라 동시대 미술에도 말이다. 그간 훌륭한 컬렉터와 고객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키아프 서울은 가장 성공적인 국제 아트 페어 중 하나이지 않나. 우리에게도 연간 일정의 하이라이트라 말할 수 있고, 이곳에 참여하는 것을 고민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동안 키아프 서울을 통해 만난 한국 관객들의 특징은 어땠나? 한국 관객들은 예술에 열정적이다. 시간이 지나는 동안 그 열기가 줄어든 적도 없다. 컬렉팅 문화가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개인이나 기업의 컬렉션에서 탄생한 미술관도 많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도 미술품 구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올해 그랜드볼룸에서 선보일 마스터피스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최고의 현대미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우선 파블로 피카소(Pable Picasso)의 오리지널 에칭, 라이노컷, 석판화 20여 점을 전시한다. 이 진귀한 작품들을 위해 전용 캐비닛을 제작했다. 이러한 클래식에 초점을 맞춰 앙드레 마송(André Masson)과 막스 에른스트(Max Ernst)의 회화도 전시한다. 에른스트의 대형 청동 조각도 인상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 오랫동안 키아프 서울과 함께해온 것을 기념하는 일종의 ‘회고전’ 형식을 취했으며 동시대 미술 또한 만나볼 수 있다.
컨템퍼러리 아트와 차별화되는 20세기 미술의 매력은 무엇일까?
20세기 거장들의 예술은 수많은 유행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이는 이러한 예술 사조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후대의 여러 예술가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동시대 미술의 기원은 20세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현주의, 입체파, 야수파, 초현실주의, 추상화 등은 당대의 아방가르드이자, 예술의 마지막 혁신적 화풍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