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KSANDA Gallery ROKSANDA 평소 현대음악과 예술에서 받은 영감을 디자인으로 풀어내기로 유명한 록산다 일린칙은 이번 시즌만큼은 좀 더 현실적인 주제로 컬렉션에 접근했다. 다른 디자이너들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고독과 무너진 사회구조, 팬데믹 상황을 실감하며 생존이 달린 중요한 문제를 주제로 삼은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이토록 우울한 주제를 채도 높은 선명한 컬러 팔레트로 표현하는 의외성을 보이며 놀라움을 안겼다는 것이다. “저는 패션에 낙천주의를 담아내요. 최악의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 아름다운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 같은 거죠.” 록산다 일린칙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또 그녀가 평소 런웨이에 등장시키던 거대한 이브닝드레스 대신 고급스러운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수트, 편안한 니트웨어 등 좀 더 실용적인 옷의 비중을 늘린 점도 현실적이었다. 록산다의 컬렉션만 보고 있으면 잠시 우울한 생각에서 벗어나 희망적인 새봄을 기다리게 된다. 디자이너가 의도한 현실도피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By 장 보미이 지민이 세희, 김 지수
2021 S/S 런던 패션 위크 Gallery 2021 S/S 런던 패션 위크 빅토리아 베컴, JW 앤더슨, 버버리 런던 등 팬데믹에 빠진 시국에도 컬러풀하고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가득했던 021 S/S 런던 패션 위크에서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와 쇼를 정리했다. By 이 세희
ROKSANDA Gallery ROKSANDA 록산다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다채로운 색을 사용하는 브랜드’다. 쇼장에 들어서자 이번에도 그녀의 주특기인 화려한 컬러가 런웨이를 물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비주얼 아티스트 라나 베굼 (Rana Begum)과 함께 낚시 그물로 만든 거대한 조형물을 공중에 띄워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쇼가 시작되자 예상한 대로 컬러풀한 드레스와 배색이 조화로운 룩이 연이어 등장했다. 통 넓은 바지, 펑퍼짐한 드레스 등 편안하고 여유로운 실루엣에도 우아함이 넘쳐흘렀다. 이번 컬렉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건 쇼 중간에 블랙과 화이트 룩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늘 컬러풀한 색채를 고집하는 록산다 컬렉션에서는 일반적인 경우와 반대로 블랙과 화이트가 포인트 요소로 작용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컬렉션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모노톤과 높은 채도를 오가는 컬러 팔레트, 견고한 가죽부터 예민한 실크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재, 우아한 드레스 위에 트렌치코트를 더하거나 팬츠와 드레스를 겹쳐 입는 과감한 레이어드까지. 자유자재로 강약 조절을 하며 쉴 새 없이 록산다 식 플레이를 맘껏 펼친 쇼였다. By 이 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