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ACE

THEME 베르사체 풀라드 (Versace Foulard) INSPIRATION 베르사체를 상징하는 화려한 프린트를 더한 실크 스카프 PALETTE 애시드 컬러, 화려한 프린트, 블랙 FAVORITE LOOK 반짝이는 소재의 톱, 잘 재단한 가죽 재킷, 실크 라이닝을 더한 데님 팬츠와 플랫폼 슬리퍼. 전형적인 1980년대 그리고 베르사체 룩 POINT 가방, 벨트, 머리, 톱, 스커트! 실크 스카프, 스타일링 어디까지 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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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체는 이탤리언 글래머 룩이라는 정체성을 가장 잘 지켜내는 브랜드 중 하나다. 대다수 브랜드가 고유한 것을 버리고 ‘우아함’, ‘모던함’이라는 보증수표로 갈아타고 있는 최근에도 말이다. 새 시즌에 베르사체는 그리스에서 영감 받은 ‘라 그레카(La Greca)’라는 이름의 새로운 모노그램을 발표하며 그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라 그레카는 미로를 연상시키는 패턴으로 기존에도 메두사 로고 옆에 장식적 요소로 자리하거나 액세서리 라인에 활용되어왔으나 이처럼 적극적으로 사용한 건 처음이다. 라 그레카 모노그램은 팬츠와 재킷의 안감, 코트부터 가방과 양말, 스카프 등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와 색으로 활용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이 외에도 선명한 컬러의 백과 슈즈, 드레스를 공개했다. 글래머러스하다는 점에서는 일관되지만, 현대적인 미감과는 거리가 먼 금속 장식이나 트로피컬 패턴을 배제한 때문인지 이전에 비해 훨씬 매력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멋쟁이 카디건

지난 2020 F/W 시즌 자크뮈스의 컬렉션에서 시작된 크롭 카디건 트렌드는 힙스터들의 취향과 맞물리며 끊임 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하이패션과 스트리트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 중인 크롭 카디건의 스타일링 팁과 컬렉션 이미지, 추천 제품까지 총망라했다. 멋쟁이들은 이미 다 알고있다. 입는 순간 스타일리시해지는 크롭 가디건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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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폐허가 된 듯한 바닷속으로 관객을 초대했다. 부서지고 흐트러진 조각상과 기둥들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흩뿌려놓은 모래 위로 모델들이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쇼장이 주는 어두운 느낌과 달리 컬렉션은 밝은 색감과 스포티 무드, 현란한 패턴으로 구성됐다. 해조류가 연상되는 러플과 조개껍데기에서 영감 받은 브라톱 등 베르사체가 완성한 해저 세계에는 다채로운 요소가 자리 잡고 있었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1992 S/S 컬렉션에서 공개되며 화제를 모은 불가사리 패턴의 부활이다. 스커트와 톱, 재킷과 쇼츠 등 다양한 아이템 위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등장한 불가사리들은 마치 춤추는 듯 역동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쇼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누군가는 미니멀리즘이 지배하는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혹평하겠지만,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노력만큼은 어느 쇼와 견주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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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테이션엔 거울이 들어 있었다. 인스타그램의 노예인 에디터는 쇼장으로 향하며 본능적으로 ‘거셀’을 찍었다. 쇼장 입구엔 거울로 만든 홀이, 쇼장엔 게스트를 라이브로 스트리밍하는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 지난 시즌 정글 드레스를 입은 제니퍼 로페즈를 등장시키며 인스타그램을 폭파했던 베르사체는 이번 시즌 쇼장을 찾은 게스트들의 ‘거셀’로 인스타그램을 도배할 계획이었다(모두가 그 계획에 기꺼이 동참했다). 베르사체는 처음으로 남성/여성 컬렉션을 함께 선보였다. 타 디자이너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베르사체는 본래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브랜드가 아니다. 혼성 컬렉션을 선보인다고 해서 유니섹스 룩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대신 남성과 여성 버전의 핫핑크 수트, 지브라 프린트 셋업, 섹시한 이브닝 룩은 그 누구보다 화끈하게 보여줬다. 웬만한 티셔츠보다 짧은 드레스를 입은 켄달 제너가 쇼의 마침표를 찍었다. 피날레 인사를 기다리고 있을 때 LED 스크린에 등장한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정중하게 인사하고 컴퓨터 화면이 꺼지듯 한순간에 사라졌다. 사이버 세상에만 실존하는 존재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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