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 BROWNE

THEME 톰 브라운이 정의하는 여성복 INSPIRATION 톰 브라운의 침실 벽지에서 영감을 받은 옥색 꽃무늬 패턴과 기상천외한 랍스터 모티프 PALETTE 페일 블루, 화이트, 그레이, 네이비 FAVORITE LOOK 정교한 테일러링에 산뜻한 그린 컬러와 예상치 못한 비니를 더한 수트 룩 POINT 재치 있는 농담이 담긴 아이디어, 기상천외한 실루엣, 독특한 모티브를 한데 조합하는 등 톰 브라운의 새로운 시도가 빛을 발했다.

THOM BROWNE

럭셔리라는 거대한 산업과 상업성은 불가분의 관계다. 예술을 할 거라면 돈을, 돈을 벌 거라면 예술을 포기해야 한다는 명료한 이치가 하이패션의 세계에서도 유효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상업적인 옷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톰 브라운은 지극히 오트 쿠튀르적인 쇼피스를 선보이는 디자이너다. 수백 개의 패턴 조각을 정교하게 봉제해 하나의 아이템을 만들고, 하이패션을 향유하는 소비층이 선호하지 않을 법한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을 내세운다. 새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거대한 부피로 시선을 압도하고, 강아지 모양의 가방은 의문을 자아낸다. 얼굴에 반투명한 헤드기어를 쓰고, 성별에 관계없이 치마를 입은 모델들은 젠더리스 패션을 향한 그의 열정을 대변한다. 이번 시즌 컬렉션의 영감을 미국의 전 스키 국가대표 선수인 린지 본(Lindsey Vonn)에게 받았다는 그의 설명은 비록 와닿지 않지만, 뻔하고 세련된 것들 사이에서 그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엿보는 일은 더없이 즐거웠다.

THOM BROWNE

눈이 내린 것처럼 연출한 런웨이 위로 동물의 탈을 쓴 모델들이 걸어 나왔다. 주로 남녀 한 쌍을 이루어 등장한 모델들은 톰 브라운이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사실 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주제와 달리 알록달록한 색감과 브랜드 고유의 동물 패턴을 사용한 덕에 쇼의 분위기는 경쾌했다. 젠더리스 패션에 관한 톰 브라운의 일관적인 해석 역시 주목할 만했다. 남성 모델들이 계속 스커트를 입고 등장한 것. 쇼 말미에는 남성 모델들을 동성 커플처럼 보이게 연출하며 동성애에 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은 톰 브라운의 컬렉션에 때때로 동화적이라거나 유치하다는 혹평을 쏟아내지만, 고리타분하고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그의 세계는 적어도 고정관념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보다는 월등히 성숙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