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목소리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여성 작가의 책 세 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사진 제공 : 민음사

사랑에 얽혀 있는 감정을 하나의 단어 혹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주인공 폴은 오랜 연인 로제에게 외로움과 권태감을 느끼며 다시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느 날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사몽을 만나 두 사람 사이에서 고뇌한다. 타인을 통해 얻는 행복, 누군가와 함께해도 느껴지는 고독,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자각한 순간적 감정의 덧없음까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발생하고 또 소멸하는 여러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작품.

<탐닉>, 아니 에르노

사진 제공 : 문학동네

202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장편소설.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을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작가의 선언처럼 <탐닉>에는 그가 S라는 남자를 사랑하며 느낀 열정과 고통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다. 아니 에르노는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에게 아로새겨진 사랑의 기억을 보관해 삶을 허무로부터 구하려 노력한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는 쓰는 것과 사랑하는 일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사진 제공 : 민음사

열다섯 살 프랑스 소녀 ‘나’와 30대 후반 부유한 중국인 남성의 관계를 그린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자전적 소설. 베트남에서 보낸 어린 시절, 중국인 남자와 가진 관계를 중심으로 프랑스로 귀국해 글을 쓰는 현재의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자각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나’를 보며 사랑하면서 느끼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비추어볼 만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