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 TO MEET YOU

여진구, 이지은, 아이유, 보테가 베네타, 유돈 초이
이지은 레드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스커트 모두 유돈 초이(Eudon Choi). 여진구 화이트 터틀넥, 목이 깊이 파인 니트 톱, 블랙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 (Bottega Veneta).

귀신만 받는 호텔 델루나의 괴팍한 여사장 장만월(이지은), 그리고 어떤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이 되는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 드라마 <호텔 델루나> 속 만월과 찬성의 기괴한 만남만큼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건 배우 이지은과 여진구의 첫 호흡이었다. 의심이 가진 않지만 가늠이 되는 것도 아닌 두 배우의 만남은 자신들의 예상과도 달랐다. 둘 다 사람과 가까워지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서로 걱정했지만, 두 배우는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매일 아옹다옹하는 만월과 찬성이 될 수 있었다. “<호텔 델루나>와 관련해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가 둘의 호흡에 관한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호흡에 관해 따로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 맞춰가고 있어요.” 대부분의 질문에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여진구가 유일하게 확신에 차 대답한 말이었다. 그때부터 어‘ 떨까?’ 하는 생각은 새로운 조합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 이제 막 출발한 배우 이지은과 여진구의 <호텔 델루나>는 이미 순항 중이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가 시작 전부터 화제가의 중심에 있어요. 배우 여진구와 이지은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는 이유로요. 서로 호흡을 맞추기 전에 준비한 것이 있었나요? 여진구 최근 작품을 찾아 봤어요. 그런데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대본을 읽어보는 것보다 더 좋은 준비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언제 볼 수 있을지 물어봐요.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서 호흡을 한 번이라도 더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지은 저도 보통 전작을 보는데, 이미 본 진구 씨 작품이 많더라고요. 히트작이 워낙 많잖아요. 최근작인 드라마 <왕이 된 남자>나 <해를 품은 달>, 영화 <화이> 등을 통해 많이 접한 배우라서 굳이 작품을 다시 찾아 볼 필요가 없었어요.

첫 만남은 어땠나요? 이지은 제가 사람이랑 친해지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작품이 끝날 때까지 친해지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로요. 그런데 이번에 맡은 캐릭터는 상대 배역과 서로 편해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진구 씨가 쉽게 말을 먼저 걸어준 덕분에 금방 가까워졌어요. 여진구 사실 쉽지는 않았어요. 저도 낯가린단 말이에요. 이지은 (웃음) 맞아요. 노력을 진짜 많이 해줬어요.

낯가리는 사람끼리 만나면 처음에 누가 먼저 말을 거느냐가 관건이잖아요. 여진구 맞아요. 이번에는 제가 먼저 걸긴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먼저 하는 것이 별로 큰 의미가 없더라고요. 어쨌든 말을 거는 사람에게는 들어 주고 대답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저도 고맙게 생각해요. 저도한때는 빨리 친해지려고 다가오는 분들을 조금 불편해했거든요. 그래서 그때의 나처럼 불편해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쉽게 받아줘서 고마웠어요.

이지은, 아이유, 생로랑
빅 숄더 턱시도 재킷, 이어링, 슈즈 모두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여진구, 호텔 델루나, 에거 르쿨트르
다이얼에 3개의 블랙 피니싱을 담은 스틸 소재의 폴라리스 크로노그래프 시계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ltre), 블랙 터틀넥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메이킹 필름에서 몇 차례 호흡을 맞춰보고 난 후 배우 여진구에 대해 배우 이지은이 한 말이 있어요. “다르다.” 어떤 의미가 내포된 말인가요? 이지은 대본에서 읽었을 때 느낌과 리딩에서 맞춰볼 때, 그리고 현장에서 촬영할 때, 모두 다른 연기를 하는 거예요. 어떤 신에 대해 저도 ‘나는 이렇게 해야지’ 하고 생각해둔 톤이 있을 거잖아요. 그런데 진구 씨가 다른 길을 제시하면 단번에 납득되면서 거기에 맞춰 저도 다른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엄청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초반부 촬영이었는데 진구 씨의 한 마디에 구찬성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걸 받아서 제가 연기하는 만월이라는 캐릭터도 방향을 잡았고요. 단 한 마디로 이런 느낌을 받게 하다니. 그때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호텔 델루나>의 배경은 현실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고, 찬성과 만월을 제외한 등장인물 대부분이 사람이 아닌 귀신이에요. 상상으로 그려내야 하는 배경에서 실제로 연기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여진구 쉽지 않은 작업이에요. 아직도 CG 들어가는 장면은 결과물을 보면 되게 놀라워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스케일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어떤 그림으로 나올지 미리 여쭤보고 연기하면 좀 편하더라고요. 이지은 현실에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어디로 가든 그게 길이라는 생각도 있어요. 정해진게 없잖아요.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재미가 큰 작품이에요.

단적으로 비교하자면 장만월은 외강내유, 구찬성은 외유내강형 캐릭터예요. 각자의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접근했나요? 여진구 사실 찬성이라는 역할이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역할은 아니에요. 찬성은 자신이 만족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심지어 잘하고 있어서 조금 잘난 체하고, 그러면서 어른스럽고 듬직한 모습도 있는 사람이에요. 말 그대로 외유내강형인데, 그런 면을 살리기 위해 목소리 톤이나 표정을 신경 쓰고 있어요. 이지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만월이 굉장히 갇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1천년 넘게 살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했는데 그게 다 무용지물이었고, 그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더없이 권태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작가님의 생각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또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물어보니까 만월에 대한 해석이 또 다른 거예요. 그때부터 아주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을 지우고 훨씬 자유롭게 움직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극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추측한 과거나 배경이 있을까요? 이지은 만월의 과거는 초반부에 조금씩 나오긴 해요. 만월이 1천 년 동안 죽지 못하고 묶여 있는 게 결국에는 과거에 일어난 일 때문인데, 그래서 세상에 대한 분노나 원망이 많아요. 자기 혐오도 있고요. 1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 해봤지만 결국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이제는 심술과 빈정거림, 위악적인 모습만 남은 거죠.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지난 일에 대한 후회도 있고, 다 끝내고 싶은 간절한 바람도 있어요. 남들에게 드러나지 않게끔 가장 깊은 곳에 연약한 부분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만월이 귀신인지 사람인지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아요. 이 대답으로 만월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될 것 같네요. 이지은 만월이 귀신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거예요. 만월의 정체에 대한 결정적인 대사 중 하나가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니고 나는 그저 있어” 거든요.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만월이 귀신인지 사람인지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아요. 이 대답으로 만월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될 것 같네요. 이지은 만월이 귀신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거예요. 만월의 정체에 대한 결정적인 대사 중 하나가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니고 나는 그저 있어” 거든요.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아이유, 예거르쿨르트, 이지은, 호텔델루나
핑크 골드 케이스와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문페이즈가 돋보이는 랑데부 문 미디엄 시계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 화이트 톱 문탠(Moontan).

찬성의 배경도 상상해본 적 있나요? 여진구 찬성은 호텔 델루나에 들어와서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인물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변화를 맞아 성장하는 인물을 많이 연기했는데, 찬성에게는 정반대의 역할이 주어진 거죠. 그래서 찬성이라는 인물을 두고 확실하게 ‘어떤 사람이다’라고 만들고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걸 먼저 생각했어요. ‘왜 호텔리어가 되고 싶었을까?’ 아마도 도둑인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도망 다니면서 집보다 호텔이나 모텔에서 더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끌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버지랑 힘든 생활을 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도 있었을 거고요. 그렇게 이해하고 시작했어요.

새 작품에 들어갈 때는 누구나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잘해야 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보여주는 행동이나 태도가 있나요? 아니면 일부러 그런 마음을 먹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려고 하는 편인가요? 여진구 두 가지 생각을오가요. ’잘해야지’ 하다가도 ‘너무 잘하려고 욕심내면 오히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여서 딱딱해질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은 버려야지’ 하는 거죠. 그래서 대본을 많이 읽어보고, 다양한 길을 제한 없이 열어두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편이에요. 이런 식으로 제 안의 혼란을 누르고 있어요.

아무래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여진구 맞아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이지은 저는 그래도 ‘잘해야지’ 생각해요. 스스로를 믿지 않으려는 습관이 있어요. 너무 편하게 하려고 하면 나태해질 때가 있거든요. 제가 좀 옥죌 필요가 있는 타입이라서요.

혹시 그런 식으로 자신을 다그치는 게 부담으로 다가올 때는 없었어요? 이지은 많았죠. 어릴 땐 훨씬 심했고요. 그래도 스물다섯 즈음부터 많이 풀어진 것 같아요.

굳이 공통점을 하나 찾아봤어요. 어릴 때부터 조‘ 숙하다’,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다는 점요. 요즘도 자주 듣는 말인가요? 이지은 들어본 지 오래된 것 같은데요? 어릴 때는 그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철이 없어졌나? 제 나이를 찾은 걸 수도 있고, 많이 풀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여진구 저는 외모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들어왔어요. 물론 대화를 하면서도 듣긴 했지만요. 요즘에는 별로 못 들은 것 같은데요. 이지은 저는 진구 씨가 무척 성숙하다고 생각해요. 진구 씨가 제 동생이랑 동갑인데, 그동안 저는 1997년생 하면 바로 동생이 떠올랐는데 둘이 너무 다른 거예요. ‘1997년생이 이렇게 성숙할 수 있는데 걔는 그랬던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하하. 심지어 저보다 훨씬 어른스러울 때도 많아서 깜짝 놀라요. 역시 다르다. 여진구 같아요. 뭐가 달라요.

그럼 요즘 자주 듣는 말은 어떤 말인가요? 여진구 “찬성아” 아니면 <호텔 델루나> 기대된다는 말이요.

홍보성 대답 아닌가요?(웃음) 여진구 진짜로요. 요즘은 주변에서 그런 얘기만 들어요. 이지은 예고편이 잘 나와서 그런가 봐요. 저는 스스로 제 얼굴에 침 뱉는 얘기 아닌가 싶긴 한데, 만월이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만월이가 착하고 인성이 바른 캐릭터는 아닌데 말이죠. 여진구 진짜 만월 같아요. 이지은 야, 하하. 여진구 그게 칭찬이죠. 이지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쉴 때도 만월이처럼 쉬라고 하셨어요. 만월이처럼 말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하는 거예요. 아마 제가 낯가림이 심하고 사람들과 가까워지는데 오래 걸린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 디렉팅을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모두에게 장난치고 돌아다니는 게 낙이에요. 현장 스태프들이 다들 착해서 잘 받아주는데 그래서 끝도 없이 장난치고 사람들이랑 수다 떨다 보니 진짜 만월 같아지는 것 같아요.

<호텔 델루나>에 대한 만족의 지표로 무엇을 삼을 수 있을까요? 여진구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점이 공간은 한정적이지만, 다양한 캐릭터의 여러 에피소드를 다룰 수 있다는 거예요. 여기서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만나는지가 큰 줄기거든요. 찬성과 만월의 관계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예요. 드라마를 보면서 그 캐릭터의 이야기 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화도 났다가 안타깝기도 할 거예요. 이렇게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해주는 사람들이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지은 모든 일은 아무리 누군가가 인정해줘도 내 마음에 안 들면 결국 무용지물이니까, 일단 제 스스로 만족해야 해요. 여진구 그건 당연한 거죠. 이지은 그런데 그게 제일 어려워요. 끊임없이 자기를 들여다봐야 하잖아요. 내가 너무 좋은 순간도, 너무 미운 순간에도 그걸 마주해야 해요. 그런 시간을 다 거치고 마지막에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게 최고일 거라 생각해요.

여진구, 이지은, 아이유, 호텔델루나
이지은 원숄더 퍼프소매 톱, 테일러드 뷔스티에, 와이드 팬츠, 이어링, 슈즈 모두 지방시(Givenchy).
여진구 화이트 언밸런스 셔츠, 블랙팬츠, 커머번드, 앵클부츠 모두 지방시(Given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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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하온식으로

레더 헌팅캡과 니트 카디건, 레터링 프린트 셔츠 모두 벨루티(Berluti).
그레이 니트 스웨터 제이린드버그(J.Lindeberg), 화이트 팬츠 몽클레어(Moncler), 원석 네크리스 3종과 브레이슬릿 모두 파르테즈(Partez), 레이어링한 실버 네크리스와 링 모두 코디시아르(Codiciar), 슬리퍼 누메로벤투노(N°21).
캐릭터가 그려진 맨투맨 셔츠 엠에스지엠(MSGM), 안에 입은 터틀넥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쇼츠 포츠브이(Ports V), 네크리스 논논(Nonenon), 니트 장갑 티아이포맨(T.I for Men), 슈즈 누메로벤투노(N°21), 레이어링한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이어뮤직의 2019 썸머 프로젝트 두 번째 주자로 새 싱글 <BwB>를 발매했어요. 하이어뮤직의 아티스트들이 6월 27일부터 6주 동안 새로운 음악을 연달아 발표하는 프로젝트예요. ‘이번 여름을 우리 것으로 만들자’ 이런 거죠.(웃음)

새 싱글 <BWB>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나요? ‘BwB’는 ‘Birthday Work Brothers’를 줄인 말이에요. 발매 이틀 전까지 제목을 못 정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생일과 일과 형들에 관한 곡인데 제목을 정해달라고 했더니, 5명이 이 제목을 지어줬어요. 괜찮은 것 같아서 이걸로 정했어요. 곡의 내용은 ‘내가 속한 곳의 주변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하고 멋있어서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생일이지만 평소와 똑같은 날처럼 일할 것이다. 생일이 좋은날이긴 하지만 지금 나에겐 무의미하다’라는 얘기예요.

생일을 주제로 한 여느 곡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네요. 보통은 축하의 말이나 신나게 파티 하는 내용이 많잖아요. 축하하는 느낌으로 가면 뻔할 것 같고, 색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이 많아요. 그 사람들을 보면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생겨요. 생일이라고 다를 건 없고요. 지금의 저에게는 생일을 축하하기보다 이런 생각이 더 크게 다가왔고, 이런 얘기를 담으면 색다르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사처럼 티저 영상도 일종의 반전이 있었어요. 생일 케이크가 마구 날아오는데 정작 본인은 웃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더군요. 티저 영상도 제가 기획한 거예요. 제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아니 메시지도 아니에요. 그냥 내가 이런 상태라고 말하는 건데, 그걸 비유적으로 표현한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생일인데 놀아야 한다며 더 난리 피우는거죠. 보통 케이크는 축하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오히려 공격하는 오브젝트가 되는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생일에 발매될 걸 알고 만든 건가요? 그렇죠. ‘니 인스타그램은 내 동기부여’라는 가사와 제목을 DM으로 받는 방식을 보면서 <BwB>는 인스타그램에서 시작된 곡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렇기도 해요. 요즘 휴대폰으로 가장 많이 보는 세 가지가 넷플릭스, 유튜브, 그리고 인스타그램이거든요.

최근에 자극이나 영감을 받은 계정이 있나요? 일단 하이어뮤직 형들이요. 박 사장님(박재범), 식 케이, 우디고 차일드, ph-1. 동갑내기 친구인 빈첸, 이로한. 그리고 개인적으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들. 노엘, 영비. 엄청 많아요.

잘하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해요? 멋있다. 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나랑 똑같이 힘들어할까? 왜 안 지칠까? 나는 지쳐서 나태하고 게을러지는데. 나도 열심히 하고 싶다.

게을러졌다고 하기에는 데뷔 음반을 낸 후 1년간 꽤많은 음악 활동을 했어요. 그런데도 나태하다고 생각하는거예요? 말하자면 이런 거예요. 저는 제 존재가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 김하온, 방송인 김하온, 음악인 김하온. 방송인 김하온은 말 그대로 방송에 나오는 제 모습이고, 인간 김하온은 그냥 방 안에서 책 보고 영화 보고 명상하는 애. 그리고 음악인 김하온은 음악적으로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하고, 또 이뤄내고 싶어 하는 애고요. 나태해졌다는 생각은 음악인 김하온이 답답해하는 거예요. 주변의 음악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느끼는 거죠.

음악인 김하온이 가장 큰 욕망을 지닌 존재겠죠? 그렇죠. 그래서 세 가지 존재의 균형이 점점 안 맞고 있어요. 제가 원래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자유, 사랑, 평화거든요. 이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퍼뜨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인간 김하온이 음악인 김하온한테 말하는데, 음악인 김하온이 처한 환경에서는 그것만 신경 쓸 수 없는 거예요. 알고는있는데 밖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나 얻는 경험은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거든요. 힘겹고 열등감도 좀 있고요. 어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맞아요. 한쪽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작아진 나머지 것들 때문에 불안감이 생기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지쳐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사에 ‘버겁다’, ‘버티고 있다’는 표현을 쓴 건가요? 어떤 것들을 버거워하고 있나요? 여러 가지예요.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데 어느 장소에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 진심으로 음악을 만들 만한 영감이 없는데도 쥐어짜내야 된다는 것, 그렇게 하지 않으면뒤처진다는 것.

어떤 사람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거예요? 주변 사람들요. 하이어뮤직 형들.

‘다들 잘하고 있대 내가’라는 가사처럼 형들은 잘한다고 말해주지 않나요? 다들 잘하고 있다고 해요.

그 말에 의구심이 드는 건가요? 의구심이 든다기보다 왠지 모르게 힘 빠지는 거죠. 내가 진심으로 원해서 이렇게 하는 건 아닌데 잘하고 있다고 하니까 혼란스러운 거죠. ‘고맙긴 한데 그럼 난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는건가? 열심히 하라는 뜻이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괜히 혼자 그러는 것 같아요.

음반 소개에 ‘오, 나는 어리석은 사람,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적었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균형이 무너져 간다, 버겁다, 지친다. 이런 말과 생각이 다 어리석다고 느낀거죠. 그래서 이 음악을 만든 것조차요. 가사를 생각나는 대로 쓰긴 했는데 다시 보니까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들어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 감사한 삶이고 결국 제가 선택한 삶이잖아요. 그러면 저는 여기서 가지고 싶은 걸 가지고 버리고 싶은 걸 버리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돼서 그런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앨범 소개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문자가 왔어요. 구구절절 쓰고 싶지 않아서 한참 고민하다 ‘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적어놓고, 이렇게 끝내기에는 좀 뭣해서 생일이니까 어머니, 아버지 사랑한다는 말을 더했어요.

음반 발매일이자 생일날을 어떻게 보냈어요? 어떤 의미로든 보통의 생일과 달랐을 것 같아요. 박 사장님이 그날콘서트를 해서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어요. 끝나고 소고기 사주셔서 같이 먹었고요. 사실 술을 잘 못 먹는데 먹이면 먹어야겠다고 각오하고 갔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안 먹이는 거예요. 오, 나이스! 밥만 먹고 집에 갔어요. 밤 12시 되기 전에 아쉬워서 노트에 글을 썼는데, 그러다 시계를 보니까 12시 15분인 거예요. 부질없네, 그러고 잤어요. 하하.

지난해 초 <고등래퍼 2>에서 우승한 후 하이어뮤직에 들어가 데뷔 싱글 <LOVE ! DANCE !>를 냈어요. 이후 <BwB>를 내기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나요? <고등래퍼 2> 끝나고 이제 해방이라며 마냥 좋아하고 있었는데, 하이어뮤직이 저를 낚아챘어요. 하하. 장난이고요. 워낙 좋은 기회라 저도 덜컥 하겠다고 했어요. 흔쾌히 들어가서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어요. <고등래퍼 2> 때와 다르게 신경 쓸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어요. 공연도 해야 하고, 광고 촬영도 있었고, 인터뷰도 너무 많았어요. 미팅과 회의가 이어졌고요. 그 와중에 음악도 내야 했고요.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낸 거지만요.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했는데, 막상 결과물이 나오니까 제 노래 같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티를 안 냈지만요. <LOVE ! DANCE !>는 제가 만든 초안을 듣고 프로듀서인 보이콜드 형이 다시 만들어보자고해서 형이랑 작업실에서 같이 만든 곡이예요. 며칠 동안 정신없이 만들다가 ‘됐다!’ 싶어 마치고 집에 가서 누웠는데, 제가 만든 노래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만큼 제 노래에 대한 사랑이 적었던 것 같아요. 급했고, 다른 분들의 도움을 과하게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했으면 교훈을 얻고 깨달은 것이 있을 테니 사람이 바뀌어야 하는데, 다음도 똑같았어요. 가사는 당연히 제가 썼지만 형들이랑 작업하면서 곡의 구성이 달라졌어요. 뭔가 아쉬운 거죠. 뮤직비디오에도 참여하지 않았어요. 아직도 몹시 후회해요. 생애 첫 뮤직비디오이고 결과물도 멋있고 사람들도 괜찮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제 의견을 좀 더 피력해볼 걸 싶어 아쉬운 거죠.

그래도 연말에 상도 받고, 곡을 낼 때마다 음반 차트의 높은 순위에 오르고, 김하온의 음악이 좋다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내적으로 괴리가 컸을 것 같아요. 그렇죠. 좋아해주셔서 의아했어요. 제가 전에 던져놓은 수많은 긍정적인 사념들이 나를 억지로 좋아하게 만드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면서 계속 지쳤고요.

요즘은 어때요? 비슷한 상황인가요? 요즘은 달라요. <BwB>는 제 의견을 많이 반영했어요. 커버랑 티저 영상도 그렇고 곡을 만들 때도 프로듀서 형이랑 활발하게 소통했어요. 어쨌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결과물이 나왔을 때 사랑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거든요. 앞으로 제가 하는 음악은 확실히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BwB>도 나름 좋아요. 뿌듯해요.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제가 열여덟 살때 학교를 자퇴했는데, 자퇴 직후 1년이 최고의 시간이었어요. 그때 되게 평화로웠거든요. 가히 만물을 사랑할 수 있을 정도였죠. 그때의 저를 다시 찾아서 지금의 저와 합쳐 제 음악에 진정으로 사랑과 자유와 평화를 담아보고 싶어요. 며칠 전 하이어뮤직 워크숍을 갔는데, 저녁에 밥 먹고 술 마시다가 갑자기 진지해진 시간이 있었어요. 그런 데 가면 꼭 그런 시간이 있잖아요, 아시죠?(웃음) 그때 되게 많은 말이 오갔는데, 그중에 ‘각자의 영향력’이라는 말에 꽂혔어요. 그 말을 듣고 자극을 받아서 이전의 저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거예요.

누가 한 말인가요? 식 케이 형. 그 말을 듣고 자극받아서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이 그때의 내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오만한 말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제가 원했던 영향력은 선함이었어요. 어떤 사람에게는 평화를,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중적인 것을 조금씩 따라가기도 하고, 눈치도 많이 보다 보니까 지금까지의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제대로 음악을 해서 제 영향력을 만들고 싶어요.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찾은 것 같아 보여요. 이 생각을 명확히 하게 해준 계기가 또 하나 있었어요. 얼마 전 충격적인 댓글을 읽었는데, ‘여유 좀 가지지… 그래서 내가 좋아했는데’라는 내용이었어요. 그 글을 읽고 많은 감정이 몰아치더라고요. 비유하자면 집에서 리모컨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한테 도대체 어디에 둔 거냐고 심하게 짜증을 냈는데, 엄마가 3초 만에 찾아주는 거죠. 억울하고 화도 나고 고맙고 미안하더라고요. ‘그래, 나만 할 수있는 걸 해야 의미가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그런 음악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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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FUL DAYS

지수 옐로 니트 톱과 레이어링한 스트라이프 티셔츠 모두 우영미(WooYongMi), 블랙 팬츠와 앵클 슈즈 모두 펜디(Fendi).
정채연 메시 소재 블루 원피스와 안에 입은 옐로 원피스 모두 코스(COS), 샌들 레이첼콕스(RachelCox).
옐로 코트와 스커트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화이트 슬리브리스 코스(COS), 안에 입은 터틀넥 그레이 양 (Grey Yang), 이어링 에스바이실(S_S.il).
데님 재킷과 화이트 터틀넥 모두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피케 셔츠 프레드 페리 (Fred Perry), 블랙 팬츠 코스(COS), 스니커즈 발렌티노(Valentino).
아이보리 니트 톱 아워코모스(Our comos), 스커트 렉토(Recto), 블랙 샌들 어그(Ugg).
지수 레이 니트 톱 랑방 바이 무이(Lanvin by MUE), 레이어링한 화이트 셔츠 코스(COS), 쇼츠 와이씨에이치(YCH), 슈즈 토즈(Tod’s),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채연 화이트 슬리브리스 코스(COS), 베이지 와이드 팬츠 콜라보토리(Collabotory), 이어링 에스바이실(S_S.il), 화이트 샌들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미숙하지만 더없이 찬란했던 스무 살 젊은이들의 청춘과 사랑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스무 살이 된 태오(지수)의 집에 송이(정채연)를 포함한 3명의 친구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된다. 유쾌 발랄한 네 친구는 동거 생활을 시작하고, 태오와 송이는 처음으로 애인이 생기는데 그 와중에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하고 간지러운 감정이 피어나면서 첫 시즌이 마무리된다. 우정과 썸과 사랑이 정체를 드러내는 두 번째 시즌이 시작 되기 전, 주인공 태오와 송이를 연기한 배우 지수와 정채연을 만났다. 사실 이들의 재회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고민했다. 그보다 지난겨울에 촬영을 마친 터라 오랜만의 만남이 어색해 보이진 않을지 걱정스러웠다. 이런 고민이 기우였다는 건 두 사람이 첫인사를 나눌 때 알아차렸다. 두 사람은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속 소꿉친구 태오와 송이 그 자체였다. 둘만 아는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시점에 웃음을 터뜨리고, 쉴 새 없이 장난을 쳤다. 그모습은 두 사람이 작품을 함께하며 동료가 아닌 친구가 되었다는 뜻이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궁금했고, 이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2>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알 듯 말 듯한 감정을 주고받던 태오와 송이가 어떤 방식으로 각자의 진심을 드러내는지, 결국 두 사람의 감정은 우정일지 사랑일지, 그리고 그 안에서 두 배우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에 대한 힌트를 얻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먼저 알고 싶은 다음 시즌의 이야기에 대해 이들은 의뭉스러운 비밀을 나눈 친구들처럼 웃어 보이며 작은 힌트를 남겼다.

촬영을 마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떤 기억이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나요? 정채연 저는 세트(태오의 집)에서 다 같이 찍은 신이랑 다 같이 강릉으로 놀러 가는 이야기를 찍었을 때 생각이 많이 나요. 다 같이 모여 있으면 무척 재미있었거든요. 지수 정말 재미있었지만, 모르는 게 많고 미숙해서 후회도 남고, 아쉬운 감정이 남아 있어요. 정채연 맞아요. 몰라서부딪혀봤고, 알아갔고, 그러면서 즐거웠어요. 그냥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해서 마냥 행복하기도 했어요.

두 분을 포함해 대부분의 배우가 처음 호흡을 맞춘 사이죠? 그런데도 다들 진짜 친구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지수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해서 금방 친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초반에 다 같이 강릉으로 여행 가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 덕에 따로 친해지려는 노력 없이도 가까워졌어요.

배우들의 호흡이 좋은 덕분일까요? 반응이 꽤 좋았어요. 첫 시즌이 끝나자마자 빨리 다음 시즌을 보여달라는 댓글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지수 반응이 좋았나요? 농담이고요.(웃음) 그러면 다행이죠. 촬영할 때 우리끼리 재미있고 행복하게 찍었으니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다고 얘기하긴 했는데, 그래도 반응이 궁금하긴 했거든요.

사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지는 알 수 없긴 하죠. 넷플릭스의 특징 중 하나가 시청률을 집계하지 않는 거잖아요. 지수 맞아요. 그래서 좀 낯설었어요. 드라마는 매회 시청률이 나오고, 영화는 관객 수를 알 수 있는데 넷플릭스는 그걸 알려주지 않더라고요.

알고 싶어요? 지수 궁금하긴 해요. 그런데 넷플릭스의 원칙이라니까 어쩔 수 없죠.

넷플릭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가 재방송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보고 싶으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는 거죠. 혹시 몇 번이나 봤어요? 지수 세보진 않았는데, 다른 작품보다는 확실히 많이 봤어요.

이전의 필모그래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성격의 역할을 맡았다는점에서도 낯설었을 것 같아요. 큰 액션보다 작은 말과 행동에 미묘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연기가 많다는 점에서도 쉽지 않은 연기였을 것 같고요.지수 이렇게 밝고 유쾌한 역할은 처음이었어요. 일단 재미있고, 신선했어요. 그러면서도 계속 고민이 많았어요. 매번 ‘이렇게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많이 의지하려고 했어요. 특히 미묘한 것들이 섬세하게 잘 다뤄져야 하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포인트를 잡아야 할지 감독님께 물으면서 연기했어요. 정채연 저도 어려웠어요. 감독님이 아무 말씀 없으시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왜 말씀이 없으시지?’라고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제 곧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될 예정이에요. 시즌 1에서 미묘하고 간지러운 감정이 오갔다면 두 번째 시즌에서는 두 사람의 감정 진폭이 꽤 클 거라고 예상되는데, 조금 힌트를 줄 수 있을까요? 지수 태오는 좀 더 명확한 감정을 보여줄 거예요. 시즌 1에서 의아하고 궁금해했다면, 시즌2에서는 자신도 몰랐던 그 감정을 알아가는 거죠. 정채연 송이 역시 자신의 감정을 명확하게 알아가요. 그리고 모든 상황이 복잡하고 깊어질 거예요. 처음이라서 몰랐던 것, 이를테면 비밀들이 밝혀지는 면도 있을 거고요.(웃음)

두 번째 시즌에서 태오와 송이의 감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요? 정채연 혼란. 지수 저는 확신.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한마디만 꼽아볼까요? 정채연 찾으러 가자. 시즌 1에서는 이렇다 할 사건이 없었잖아요. 시즌 2에서는 어떤 사건이 벌어질 거예요. 지수 마지막 부분에 내레이션이 나오는데 대사들이 되게 멋있어요. 정확한 표현은 생각나지 않는데, 우리 모두의 청춘을 응원한다는 식의 얘기예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본 사람들은 청춘 그 자체라고 말해요. 등장 인물을 연기한 배우로서도 부럽고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한 신이 있다면요? 정채연 태오의 집 옥상에서 샴페인 터뜨리고 고기 구워 먹으면서 우리끼리 파티 하는 장면이요. 지수 저는 태오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장면이랑 도현(진영)이가 송이에게 꽃 한송이를 건네면서 고백하는 장면요.보면서 진짜 청춘답다고 생각했어요.

각자의 청춘은 언제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이겠죠? 정채연 우리가 흐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하하. 언제까지나 저는 청춘이라고 믿고 싶어요. 지금의 내 청춘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수 기억할 만한 추억들. 정채연 저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이때는 친구들이랑 여행을 갔고, 이때는 어떤 것에 도전해봤고. 이런 식으로 회상할 수 있는 추억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청춘의 순간 중 하나인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어떤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지수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추운 날에 찍었지만 참 따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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